1. 영화로 경험하는 프랑스 혁명
나의 첫 뮤지컬 영화는 레미제라블로 시작했습니다. 훌륭한 라이브 노래와 함께 장발장과 프랑스 혁명에 대해 다양한 지식을 쌓게 해주는 영화였습니다. 레미제라블은 빅토르 위고의 소설에서 시작하여 뮤지컬로 만들어졌고 큰 흥행을 거두었습니다. 기획은 4시간의 장편 영화였지만 시간이 부족해 2시간 30분으로 축소되었는데 더 많은 이야기를 볼 기회가 없다는 사실이 아쉽다고 생각했습니다.
빵을 훔치다 붙잡힌 장발장은 19년의 기나긴 수감생활 끝에 가석방을 받게 됩니다. 죄수들을 감시하는 자베르 경감은 장발장에게 위험인물 증서를 건네줍니다. 장발장은 일자리가 필요했지만 그를 직원으로 고용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교회의 도움으로 정의로움을 배운 장발장은 위험인물 증서를 찢고 새 삶을 찾아 떠납니다. 시간이 흘러 장발장은 시장이 되었고 공장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장발장의 공장에서 억울하게 쫒겨난 판틴은 아픈 딸에게 돈을 보내기 위해 머리카락과 치아를 팔았고 건강은 점점 나빠졌습니다. 어느날 지나가던 장발장에게 도움받은 판틴은 자신의 딸을 부탁하는 말을 남기고 눈을 감았습니다. 그녀의 딸을 찾아나선 장발장은 여관에서 일하던 코제트를 발견하고 자기 딸로 맞이했습니다. 점점 아름답게 성장하는 코제트, 그녀는 프랑스 혁명군에게 참여한 마리우스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2. 가난과 고통 속의 사람들
영화 제목인 레미제라블은 가난과 고통을 견디며 살아가는 프랑스 사람들을 의미합니다. 1832년 6월의 민중 혁명은 더 이상 참지 않고 자유를 찾는 사람들의 목소리였습니다. 당시 미국의 전쟁을 돕기 위해 프랑스는 세금 인상을 논의하는 투표를 시행하지만 정작 세금을 많이 내는 재벌을 제외한 고위 신문만 투표권이 있었습니다. 이를 바꾸기 위해 160명의 재벌이 모여 테니스 코트를 설립하고 영국의 입헌 군주제를 도입하게 됩니다. 당시 왕이었던 루이 16세는 자신의 위치가 불안하다고 느끼자 다른 나라의 친척에게 도움을 청합니다. 피난을 가던 왕은 민중에게 들키고 처형당하게 됩니다. 왕이 없어지자 주변 나라와 전쟁이 시작되었고 긴 정쟁 끝에 패배한 프랑스 민중들은 귀족들이 다시 권력을 가져가는 상황에 분노를 느끼게 됩니다. 이후 1815년부터 1848년까지 많은 봉기가 일어나는데 특히 1830년 유럽에서 콜레라 전염병이 퍼지면서 경제가 마비되어 프랑스 사람들의 삶은 점점 어려워집니다. 레미제라블은 가장 힘들고 가난했던 이 떄를 배경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영화에서 중요한 인물로 나오는 라마르크 장군은 일반 민중이 투표권을 더 가져가야 하고 민중을 중심으로 나라를 개혁해야 한다고 말하던 귀족이었습니다. 그의 장례식은 1832년 민중 봉기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됩니다.
3. 디테일을 위한 노력
격렬하게 움직이며 노래를 부르는 뮤지컬 영화는 먼저 녹음을 진행하고 후에 촬영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레미제라블은 모든 녹음을 촬영과 같이 진행했습니다. 배우들은 이어폰으로 연주자의 피아노 반주를 들을 수 있었고 피아노는 세트 밖에 설치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감정을 실은 노래가 어색하지 않게 영상에 담겼습니다. 심지어 식기가 부딫피는 소리, 마차의 바퀴 소리도 음정과 박자에 맞춰 녹음하는데 많은 주의를 기울였습니다. 제작진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헤어와 메이크업 디자이너인 리사 웨스트코트는 시간과 지위에 따라 변하는 인물의 디테일을 실감 나게 표현했습니다. 노래를 부를 때 정면으로 보이는 입 때문에 치아를 특히 신경 썼습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테나르디에 부부는 사기꾼 컨셉에 맞춰 등장마다 다른 변장을 준비했습니다.
의상 디자이너 파코 델가도는 1815년에서 1848년에 끝나는 영화 배경을 위해 4천벌의 의상을 제작했습니다. 평민부터 귀족, 어린아이부터 늙은 사람까지 얼마나 많은 자료와 고민이 들어갔을지 상상하기 힘들었습니다. 특히 기억나는 의상은 코제트와 에포닌입니다. 낡은 누더기를 입던 어린 코제트와 달리 에포닌은 귀여운 망토와 드레스를 입고 있습니다. 두 소녀는 성장하면서 사회적 위치도 옷도 반대로 입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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